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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management interview] (주)오콘 김일호 대표
날짜 : 2011.07.18 주소복사프린트 트위터로 보내기페이스북으로 보내기미투데이로 보내기요즘으로 보내기








자기가 만든 창작물이 유명해지고 화제가 되는 것이 모든 제작자들의 바램이기 때문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지금과 같은 정도의 인기는 전혀 예상을 못했습니다. 영유아 아동을 대상으로 만든 애니메이션이었는데 세대를 불문하고 많은 분들께서 관심을 가져 주셔서 저희도 낯설고 어리둥절할 정도입니다.
그저 아이의 부모로서,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애니메이션을 우리의 기술력으로 만들고 싶어 시작한 것이기에 저희는 이런 관심에 들뜰 생각은 없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좋은 애니메이션’이 목적이지, 가십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아이들을 위해 존재하는 회사’라는 본질에 가장 충실하고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어쩌면 우리 아이들이 그만큼 이런 애니메이션에 목말라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10대들을 위한 아이돌이나 연예인은 있지만 더 어린 아이들이 감정 이입을 하고 좋아할 대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 애니메이션을 만들 때부터 ‘110개국에 수출할 거야’ 라는 원대한 야망은 없었고 그저 우리가 만든 애니메이션을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주면서 키우고 싶다는 작은 희망에서 출발했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당시 직원들 대부분이 어린 아이를 둔 엄마아빠들이었습니다. 세레나데 같은 명곡이 나오려면 사랑하는 여성이 있어야 하듯 작품에는 동기가 있어야 합니다. 저희도 ‘내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진짜 좋은 작품을 만들어 보자’는 것이 동기였던 것 같습니다.
미국 애니메이션을 보면 영웅이나 해결사가 주인공인 경우가 많죠. 그런데 뽀로로는 아직은 미완성인 꼬마 아이의 일상을 다룬 이야기입니다. 호기심 많고 실수투성이고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아이, 바로 내 친구 같은 아이가 주인공입니다. 아이들이 두 살쯤 되면 뽀로로를 스스로 보기 시작합니다. 바로 내 이야기 같기 때문에 빠져드는 것 같습니다.
저희는 아이들 입장에서 재미있게 볼 수 있고, 동시에 부모 입장에서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이지 않아서 안심하고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애니메이션, 또 아이들이 삶의 지혜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예를 들어서 뽀로로가 크롱이랑 싸우고 나서 ‘미안하다고 말했더니 기분이 좋아졌어요’라고 하는 식입니다. 간접적으로 삶의 지혜나 좋은 습관을 보여주는 거죠. 비 오는 날에 우산을 쓰고 빗속에서 첨벙첨벙 노는 것도 즐겁다는 걸 보여줌으로써 관습에서 벗어나는 창의적인 생각의 중요성도 알려줍니다.
앞으로 바램이 있다면 아이들이 계속 뽀로로를 좋아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저희도 충실하게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나갈 겁니다. 뽀로로를 보고 자란 아이들이 나중에 부모가 되었을 때, 세대간의 교감의 끈이자 공통 관심사가 되는 매개체 역할을 했으면 좋겠고, 뽀로로가 세대를 이어가면서 사랑 받는 캐릭터가 된다면 최고의 영광일 것 같습니다.


 



현재 뽀로로 캐릭터 상품은 1300여 가지가 나오고 있습니다. 다양한 상품들 중에서는 아무래도 완구나 출판물 매출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죠. 다양한 캐릭터 중에서는 뽀로로의 인기가 가장 많기는 하지만 뽀로로의 친구들도 인기가 많아요. 여자 아이들은 패티나 루피같은 여자 아이 캐릭터를 좋아하고, 또 영리한 발명가인 에디의 팬도 많습니다. 또 로디라는 로보트도 뜻밖이지만 굉장히 인기가 많아요. 아마도 애니메이션 속에 감정이입을 할 만한 다양한 캐릭터가 있어서 골고루 사랑 받는 것 같고, 이런 다양성이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일단 극장판은 전세계적으로 개봉하는 할리우드 영화 같은 스타일은 아닙니다. 부모가 아이와 같이 흐뭇하게 볼 수 있는 패밀리 애니메이션을 목표로 제작 중이고 내년에 개봉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실내 테마파크는 동탄 신도시에서 올해부터 운영 중이고 추후에는 실외 공원형 파크도 만들 예정입니다. 뽀로로 테마파크는 생활형 파크를 지향합니다. 아이들이 애니메이션을 보고 ‘내가 저 뽀로로 마을에서 뛰어 놀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하는 것이 실제로 실현되는 공간이죠. 그리고 부모가 큰맘 먹고 아이들을 데려가는 곳이 아니라 백화점이나 마트에 들르듯이 쉽게, 그리고 자주 갈 수 있는 곳입니다. 쿠키 굽기, 화산 실험 같은 것도 할 수 있고 공연 관람도 하고 여러 유용한 체험 프로그램이 자주 업데이트 됩니다. 일종의 ‘에듀테인먼트’ 공간을 지향하고 있는데 아이가 신나게 놀면서도 지혜로워질 수 있는 공간이죠.
그리고 여러 종류로 게임도 만들고 있습니다. 게임 세계 안에서 친구를 만나고, 친구에게 선물도주면서 일종의 커뮤니티를 만들고, 또 모험을 떠나고 하는 긍정적인 ‘에듀테인먼트 커뮤니티 게임’을 만들고자 합니다. 요즘은 터치패드 기기들이 발전되어서 이런 신기술을 이용한 다양한 게임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런 경험은 정말 많았습니다. 콘텐츠 사업이 한국에서 가장 중요한 미래 산업이라고 하면서도 국가에서 적극적으로 대처를 하고 있지 않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죠. 이렇게 되면 창작자들의 창작 욕구 자체가 저하되어서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이 없어집니다.
가장 피해가 큰 것은 역시 매체 파급력이 큰 온라인 부분입니다. 불법 다운로드 되는 한국 애니메이션의 70퍼센트가 뽀로로 시리즈니까요. 애니메이션을 불법 다운로드 하는 사람들, 그리고 이를 조장하는 P2P 업체들이 문제입니다. 어떤 물건을 구매한다는 건 행복을 사는 경험입니다. 콘텐츠를 제값을 주고 구매하는 문화가 정착되면 선순환이 일어나서 결국 더 저렴한 가격으로 양질의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게 됩니다. 우리 사회 전체의 질적인 발전을 위해서라도 저희는 불법적인 라이선스를 합법적인 라이선스로 전환하도록 업체들을 설득하는 양성화 전략을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물론 설득이 되지 않는 경우에는 소송 등 법적인 제재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저는 공공기관들이 가장 앞서서 캐릭터를 합법적으로 사용하는 문화가 정착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공익적인 데 쓸 거니까 캐릭터 사용료를 내지 않겠다’고 하거나 아예 저희에게 동의나 양해도 구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저희는 아이들에게 좋은 일에 쓰는 목적이라면 늘 환영이니까 일단 제안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공공기관이 캐릭터 사용료를 지불하고 저희는 그걸 ‘세이브 더 칠드런’ 같은 NGO에 저희와 공공기관의 이름으로 공동 기부하는 형식으로 하면 얼마나 좋습니까?   





저희가 하는 일 자체가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있기 때문에 지식재산권 보호를 활성화하는 데 항상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세계지식재산권기구인 WIPO와 특허청과 함께 뽀로로 캐릭터를 이용해서 아이들에게 지식재산권이 무엇인지, 또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자연스럽게 알려주는 홍보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 애니메이션은 전 세계 100개국 이상의 나라에 배포될 예정입니다.




지식재산권과 관련해서 모든 것이 양성화되고 투명성이 확보가 되려면 저작자, 사용자, 그리고 둘 사이를 중재하는 정부기관, 이렇게 이 세 축이 박자가 잘 맞아야 합니다.
저작하는 사람도 그 저작이 명쾌해질 수 있도록 등록 절차라든지 여러 가지 보호 장치들을 해 놓는 것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진출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느 시점에서 등록을 하는가도 중요합니다. 어떤 때는 너무 알려진 후에 하려다 보니 시점이 늦어서 비슷한 것이 선등록되어 있다든지, 이런 사례가 발생하기 때문에 창작 시점부터 등록이라든지 여타의 보호 장치들을 해 나가야 되는 것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용자와 저작자의 중간 역할을 하고 있는 정부나 기관도 중요합니다. 불법 단속이나 법적 조치도 중요하지만 일단 의식 변화가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사용자들한테 불법 다운로드를 받으면 굉장히 나쁜 거라고 말하는 방법이 있고, 또 합법적으로 다운로드를 받으면 무엇이 좋은지를 말하는 방법이 있는데, 저는 후자가 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합법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할 때 사용자들이 더 저렴한 가격으로 좋은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전체적인 기반이 형성된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오콘은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입니다.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는 좋은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게 목적입니다. 그리고 이 때 어떤 사심도 집어넣지 않는다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리고 저 자신은 한 회사의 CEO지만 동시에 ‘크리에이터’라고 생각합니다. 저보다 숫자를 더 잘 다루고 사업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은 아주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가치관을 이야기하는 사람, 그리고 그 가치관에 따라 본질적이고 근본적인 행위를 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크리에이터로서의 자존심을 지켜야 하죠.




‘아이들을 위한 좋은 애니메이션을 만들자’는 기본 원칙을 잊지 않도록 직원들과 늘 얘기하고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요식적이고 단발적인 행위가 기업 문화를 만들거나 기업의 가치관을 만들어 주지는 않습니다. 뽀로로가 나오자마자 아이들이 좋아한 것은 아닙니다. 오래 보고 그것을 느낄 만큼의 시간이 되니까 그 다음부터 많이들 좋아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기업에서도 윗선부터 솔선수범해 바른 모습과 본질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고 노력한다면, 물 흐르듯이 흘러서 직원들도 자연스럽게 보고 배울 거라고 생각합니다. 묵묵히 그렇게 가다 보면 시간이 흐르면서 단단한 문화, 오콘 만의 문화가 형성될 거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그때까지 조급해하지 않고 인내하고 참는 자세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안심하고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애니메이션을 만든다는 초심을 잃지 않고 한길을 걸었기에 지금의 엄청난 성공을 일구어 낸 김일호 대표. 뽀로로가 세대를 이어 사랑 받는 캐릭터가 되었으면 한다는 그의 소망이 꼭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인터뷰를 위해 시간을 내 준 김일호 대표께 감사 드린다.
 

이미지제공/ (주)오콘

글/ 디자인맵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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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뽀로로, 캐릭터, Pororo, 김일호, 저작권 트위터로 보내기페이스북으로 보내기미투데이로 보내기요즘으로 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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